닭털 하나가 닭 두 마리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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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22:20
닭털 하나가 닭 두 마리가 되기까지
닭들이 사는 동네에 갑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닭 한 마리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갑돌이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홰를 치며 울어댔다. 그리고는 자기 둥지에 다시 몸을 파묻고 아침의 햇살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그의 몸에서 빠진 닭털 하나가 옆집 닭우리로 날아갔다. 옆집에 사는 아줌마 닭이 그 털을 보고 갑돌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하면서 갑돌이네 집을 기웃거렸다.
"갑돌이가 저렇게 멍청히 앉아 있는 걸 보니 이웃집 갑순이에게 실연당한 모양이지." 아줌마는 우물가에 나가서 무심코 한 마디 했다.
"오늘 아침 갑돌이네 집에서 털 한 오라기가 날아와서 보니, 갑돌이가 수심에 싸여 앉아 있더군요. 상사병이라도 났나?" 이 말을 들은 동네 아줌마는 집에 가다가 만난 할머니 닭을 붙들고 말했다.
"갑돌이가 글쎄 갑순이를 좋아하는데 갑순이는 싫다고 했대요. 갑돌이는 밤새 고민하다가 털이 많이 빠진 모양이에요."
할머니 닭이 집으로 돌아와서 할아버지 닭을 붙들고 말했다.
"갑순이가 딴 데 시집간다니까 갑돌이가 밤새 뒹굴며 울다가 털이 빠져 죽게 되었대요."
할아버지는 이 말을 흘려 듣고 동네에 나가 다른 할아버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문득 갑돌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오늘 아침에 갑돌이가 갑순이를 부르며 온몸의 털을 다 뽑고 죽었다지, 아마."
이 이야기는 계속 돌고 돌았다.
"갑돌이는 털이 다 뽑히고 피를 토하며 죽었고 갑순이는 다른 마을 닭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 일이 소문나서 홧김에 털을 뽑고 자살했대."
이야기가 이쯤 될 무렵 갑돌이와 갑순이는 나란히 앉아 모이를 먹고 있었다.
◈ 생각해 봅시다
남의 말만 듣고 사건을 결정하거나 남에 대해 판단을 한 일은 없었는지. 친구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서 남의 말만 믿고 그를 무시하거나 따돌리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은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그에게 다가가야 그에 대해 잘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