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목을 남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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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22:20
뗏목을 남긴 나그네
옛날에 한 나그네가 있었다. 그는 한없는 나그네의 길에서 많은 사람도 만났고 이것저것 어려움도 겪었다. 하루는 여행길에서 크고 물살이 거센 강을 만났다. 타고 건너갈 배가 없는지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강가에 앉아 이 궁리 저 궁리를 해보았지만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가까운 마을을 찾아가서 연장을 빌려 강을 건너갈 뗏목을 만들기로 하였다. 혼자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뗏목에 쓰기 좋은 나무를 자르고 다듬었다. 그리고 칡을 구하여 나무를 묶는 끈으로 사용하였다.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칡넝쿨로 묶느라고 손이 부르트고 까졌다. 하지만 뗏목으로 강을 건너서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얼마나 즐거운가. 여행이야말로 나그네의 삶이며 자신의 모든 것이 아니던가. 힘들여 만든 뗏목을 강에 띄울 시간이 다가왔다. 그는 그 동안 있었던 고생은 다 잊어버리고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기쁨에 가득 차 있었다.
뗏목이 강 위로 띄워지고 나그네는 무사히 강을 건넜다. 강을 다 건넌 나그네는 그 뗏목이 한없이 고마웠다. 그리고 정성 들여 만든 이 뗏목을 가지고 가고 싶어 들어보려고 했지만 뗏목은 너무나 무거웠다. 오히려 여행에 방해가 될 것만 같았다. 나그네는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두고 가자니 아깝고 서운했다. 얼마나 애써 만든 것인가. 나그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뗏목을 여기에 두면 앞으로 많은 사람이 이것을 사용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홀가분하며 기쁨을 느꼈다. 그는 미련 없이 다음 여행지를 향하여 떠났다.
◈ 생각해 봅시다
자신이 필요한 것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그것만 쓰고 살아간다면 생활은 얼마나 옹색하고 궁색하게 변할까? 주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고 사는 것이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