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누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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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22:23
쫓겨난 누렁이
몸집이 큰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다. 이름은 누렁이였다. 누렁이의 몸집은 원래 다른 강아지와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길에서 누런빛이 나는 똥과 까만빛이 나는 똥을 주워 먹은 뒤에 몸이 커진 것이다. 몸이 커지면서 누렁이는 점차 욕심이 많아지고 성격도 사나워졌다. 먹을 것을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물고 으르렁거려 모든 동물들이 누렁이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그러나 누렁이는 먹을 것을 갖다주거나 심부름을 잘하는 개는 물지도 않고 잘 보살펴 주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누렁이에겐 먹을 것이 많았고 부하도 생겼다. 누렁이는 점점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위대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동물들도 누렁이를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누렁이는 제 세상을 만난 듯 마음대로 행동했다. 말을 안 들으면 잡아다가 때리고, 자기를 욕하면 감옥을 만들어 가두어 놓았다. 다른 동물의 집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항하지 않았다. 아니 반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동물들은 점점 살기가 어려워졌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정말 얌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누렁이에 대한 미움이 싹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수근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퍼져나갔다. 그 소리는 '누렁이는 나쁜 놈' '우리는 동물이지 짐승이 아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누렁이는 화가 나서 모두 잡아오라고 명령했다. 잡아다가 때리고 물고 해서 그런 소리를 못하게 했다. 그러자 마침내 '누렁이를 몰아내자!' '누렁이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소리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서는 동물들이 생겼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져 길을 메우고 들을 메웠다. 누렁이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때리고 물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다. 동물들은 있는 힘을 다해 외치고 외쳤다. 시간이 지나자 누렁이는 너무 지쳐 멀리 도망을 가야 했다.
누렁이가 도망가자 동물들은 모두 춤추고 노래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울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누렁이를 이 땅에 들여놓지 말자고 다짐했다.
◈ 생각해 봅시다
누렁이는 몸집이 크고 힘이 셌지만 힘을 합해 저항하는 데는 당할 수 없었다. 나쁜 방법으로 힘을 얻고 자기가 가진 힘으로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사람은 당장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인 것 같겠지. 하지만 힘없어 당하는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주변에도 자기 힘을 믿고 친구를 괴롭히는 사람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 힘을 합해서 그 친구의 마음을 돌리자. 그래도 안 되면 따끔하게 혼내 줘야지. 아무리 힘센 사람이라도 자기를 따르는 사람이 없다면 외로워서 견딜 수 없을 거야. 얘들아, 작은 힘이 합쳐지면 커다란 장벽도 무너뜨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