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꾼 니이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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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22:25
똥꾼 니이다이
니이다이라는 이름의 똥꾼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똥이 가득 찬 똥통을 메고 밭으로 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부처님은 제자와 함께 음식을 먹고 계셨고,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부처님을 뵙고자 하였다.
니이다이도 부처님을 뵙고 싶었으나 자신이 하도 초라하여 혹시나 부처님께 폐가 될까 하여 길모퉁이에 숨어서 기다렸다. 그런데 부처님이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시는 것 아닌가.
니이다이는 당황하여 멀리 피해 가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그만 똥통이 벽에 부딪쳐 깨어졌다. 더러운 똥이 사방으로 튀어서 자신이 똥물을 뒤집어쓴 것은 물론이고 부처님의 옷까지 더럽히고 말았다. 그는 자신에게 똥물이 묻는 것은 아랑곳없이 부처님께 폐가 된 것에 어쩔 줄 몰라 똥이 쏟아진 바닥에 주저앉아 울며 사죄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자비로운 눈으로 그를 보며 손을 내미셨다.
"니이다이여, 내 손을 잡고 일어나거라. 같이 강물로 가서 씻자."
부처님은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셨다.
"저같이 천한 자가 어찌 감히 부처님과 함께 가옵니까."
어쩔 줄 몰라 하는 니이다이의 말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염려 말라. 나의 법은 맑고 깨끗한 물과 같으니 모든 것을 받아들여 더러움을 씻어내고 해탈케 하나니, 빈부귀천이 나의 법 안에서는 모두 하나가 되느리라."
『원효, 만해, 김시습』에서 재인용
◈ 생각해 봅시다
위대한 가르침을 제대로 다 따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조그만 것조차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외당하는 친구에 대한 관심과 겸손함을 갖는 것이 그 작은 일의 출발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