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지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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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의 오로라 관련 사진과 글을 접한 후 오로라 관련 사이트와 도서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누라와 둘이서 2015년 1월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날아갔다.
2015년 1월 21일 아침부터 저녁 6시 무렵까지 끊임없이 눈이 내렸다.
오로라를 볼 가망이 없어 보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하늘을 바라보니 별이 보이기 시작한다.
밤 8시 50분 약속된 오로라 빌리지 셔틀버스를 탔다.
그런데 낯설다. 전부 일본인이다. 이게 무슨일 이지..
스탭이 인원파악을 하더니 뭔가 이상한 모양이다.
다시 버스가 되돌아 간다. 또 2명의 일본이 탄다.
잠시 후 에브리바디..어쩌구 저쩌구....코리안?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번쩍들었다.
일본인 단체 손님만 타는 셔틀버스란다.
그럼 어찌해야 하나?
도착하면 한국인 티피로 안내하겠다며 출발한다..^^
버스안은 온통 일본 말이다.
오늘 처음 이 곳을 방문한 이들을 위해서 오로라 빌리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듯 했다. 어제 난 한국말로 전부 들었으니까..^^ 일본말을 대충 알아 듣겠다.
깜깜한 밤이기도 했지만 창문에 낀 성애때문에 차창 밖이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문지르고 밖을 보니 희미하게 오로라가 보인다.
분명 오로란데, 나만 설레고 있을 뿐, 차 안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녹색의 희미한 빛이 카메라에 찍혔다.
드디어 오로라 빌리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여기저기서 울부짖 듯 외마디 소리가 터져나온다.
일본인 스탭을 따라가며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렀다.
너무 강열했다.
혹시나 이 순간을 놓치면 못 볼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발걸음을 재촉하는 일본인 스탭이 야속하다.
한국인들이 있는 티피에 도착했다.
버스를 잘 못 타게 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마음은 밖에 있었다.
드디어 밖으로 뛰쳐나왔다.
형광빛 구름이 너울거리면서 갑자기 빨라지고 폭풍처럼 휘몰아 친다.
그 빛속의 환상에 빠져들었다.
눈으로도 색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밝다.
오늘이 그믐 부근인데도 이렇게 밝으니 가슴도 덩달아 뛴다.
출발 전 카메라 셋팅을 한 상태라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360도 VR파노라마 오로라 촬영은 정말 어려운 과정이었다.
오로라의 움직임과 밝기등을 고려해서 360도를 모두 촬영해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장노출로 촬영하기 때문에 한 장면을 찍고 다음 장면을 촬영할 때는 오로라의 형태가 변해버린 후이다.
정말 고난의 연속이었다. 너무 어둡거나, 뭉게졌거나...
이렇게 촬영에 매달려야 하나? 이게 뭐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촬영은 계속되었다.
오로라를 보는 것이 나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 물어볼 때마다
‘한 번 볼 만해요 그런데 실망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왜? 아무 곳에서나 아무 때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실망을?
첫 날 본 오로라는 희미하고 움직임도 거의 없는 구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촬영하면 색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우리 눈은 어둠속에서 밝기와 어둠을 구별할 뿐 색을 구별하지 못한다.
미친듯이 너울거리며 커튼을 드리우고 밝기와 색상까지 갖춘 오로라,
서브스톰에 해당하는 오로라가 아니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브스톰급 오로라가 나오기 전까지 마누라의 반응은 별로 크지 않았다.
아마도 강렬한 무지개 빛 오로라를 기대했던 것 같다.
오로라를 제대로 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첫 번째 오로라 존에 해당하는 장소로 가야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들이 캐나다의 옐로나이프(Yellowknife)와 화이트호스(Whitehorse), 처칠(Churchill), 알래스카의 패어뱅크스(Fairbanks), 아이슬란드 북부(Nothern Iceland), 스웨덴의 아비스코(Abisko), 노르웨이의 트롬쇠(Troms∅) 등이다. 이 지역들의 특징은 오로라 오발(Aurora Oval)바로 아래 위치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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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날씨와 오로라 활성 상태를 파악해야한다.
미국 NOAA(https://www.swpc.noaa.gov/),
스페이스웨더닷컴(https://www.spaceweather.com/index.php),
오로라 예보 사이트(https://www.gi.alaska.edu/monitors/aurora-forecast) 등을 이용하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세 번째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기간이 북반구에선 대부분 추운 겨울이기 때문에 방한복과 방한 장비 그리고 어둡고 추운 곳에서 촬영을 할 수 있는 장비(삼각대, 릴리즈, 배터리, 카메라, 장갑)를 갖추고 촬영 방법도 익혀두어야 한다.
오로라를 보러 가기 위해선 비용도 많이 든다. 또한 운이 없어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오로라를 관찰하고 나오는 마지막 날, 한국에서 온 초등학생 단체팀이 들어왔는데 3일간 날씨가 흐려 오로라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가장 좋은 접근성과 좋은 시설을 갖추고 맑은 날도 다른 곳에 비해 많은 옐로나이프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에서
옐로나이프 다운타운에서 차로 30분정도 거리에 떨어져있어 도시의 불빛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티피와 각종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한국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한국인 직원이 3명 근무하고 있다.(셔틀 기사님 포함 4명) 언어로 인한 큰 어려움은 없다.
공항 도착에서부터 공항을 떠날 때까지 체계적인 관리와 프로그램으로 여행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였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개인적으로 오는 분도 있지만, 여러 여건상 국내 여행사 캐나다 오로라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심적, 물적으로 이익되는 것 같다.
공항에서부터 오로라 직원이 마중나온다(한국인 또는 일본인). 내가 도착하는 날은 저와 아내, 그리고 일본인 3명, 셔틀버스로 각자의 호텔로 실어다 주었다. 호텔에 도착, 벌써 체크인 되어있고, 방에는 사전에 주문한 사이즈의 방한복 상하의 두건, 장갑, 방한화가 기다리고 있다.
오로라 투어는 잠시 후 바로 시작된다. 8시50분 셔틀버스로 오로라 빌리지로 이동한다. 정신없다..^^ '캐나다 구스' 방한복으로 최고인 것 같다.
오로라 빌리지에 도착하면 간단히 오로라빌리지 안내를 받는다. 깜깜하지만 티피의 불빛이 있어 어느정도 이동하는데는 불편함이 없다. 티피(Teepee)는 북미 인디언의 전통가옥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티피에는 따뜻한 난로와 코코아, 커피가 마련되어 있고 수시로 드나들며 추위를 피할 수 있다.
레스또랑과 기프트 샵이 있다. 레스또랑에서는 빵과 수프를 야식으로 제공한다. 기념품 가게는 기념품과 기념사진 촬영 신청, 삼각대 빌리는 곳(유료)이다.
첫날, 정말 어렵게 만난 첫 번째 오로라... 결국 1회연장으로 2시 30분까지 있었으나 오로라는 좀처럼 보여주질 않았다. 이날 새벽 3시 넘어서 레벨 4의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